2017년, 김주택은 라 페니체 극장 무대에 다시 올라, 프란체스코 미켈리(Francesco Micheli)의 독창적인 2011년 연출로 선보인 라 보엠에 출연했다. 이번 제작은 19세기 말 파리를 향한 유쾌한 상상력으로 문을 열었으며, 빛나는 프로시니엄 커튼과 윤곽선으로 그려진 랜드마크들이 어우러져 마치 향수를 자극하는 연극적인 엽서 속 장면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제2막이 시작되면서 무대는 한층 생동감 있고 스타일화된 도시의 모습으로 전환되었다. 무대 디자이너 에도아르도 산키(Edoardo Sanchi)는 파리를 활기차고 현대적인 공간으로 재해석했으며, 상징적인 지하철 출입구를 통해 군중이 등장하고, 대형 광고 이미지와 대담한 시각적 대비가 무대를 가득 채우며 활기를 더했다. 이처럼 역사적 감성과 예술적 과장의 조화는 이번 제작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냈고, 감성과 스타일 사이의 균형 있는 연출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