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의 무더운 여름, 김주택은 라 보엠(La Bohème) 야외 공연에서 마르첼로(Marcello) 역으로 로마의 카라칼라 욕장(Terme di Caracalla) 무대에 데뷔했다. 다비데 리베르모레(Davide Livermore)가 연출한 이번 공연은 직사각형 LED 스크린들이 여러 각도로 놓인 무대 배경이 인상적이었으며, 인상파 화풍의 이미지들이 투사되었다. 이 디지털 영상들은 화가인 마르첼로의 내면 세계를 시각화하며 오페라 속 배경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었다. 고화질의 현대적 영상처리와 고대 로마 유적에 둘러싸인 야외 무대가 대조를 이루며, 고전적 장엄함과 현대적 혁신이 어우러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당시 오페라 극장과 오케스트라 간의 갈등으로 인해 일부 공연은 전체 오케스트라 대신 피아노 반주로 진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