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택의 오페라 데뷔 이야기

김주택은 2009년 이탈리아 예지(Jesi) 페르골레지 극장의 Stagione Lirica Teatro Pergolesi 시즌에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이 프로덕션은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벌과 볼로냐 오페라 스쿨 출신의 젊은 성악가들과 숙련된 오페라 가수들을 함께 무대에 세워서 세비야의 이발사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고자 기획되었다.

연출은 다미아노 미키엘레토(Damiano Michieletto), 의상은 카를라 테티(Carla Teti)가 맡았으며, 이 연출은 2003년 마조 피오렌티노 트레이닝 스쿨에서 처음 소개된 후 2005년에 초연된 버전이었다. 2009년 공연 역시 이 원작 연출을 따랐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의상을 동물에 빗댄 방식이 인상적이었는데, 피가로는 여우, 바질리오는 뱀, 바르톨로는 개, 그리고 로지나는 세련된 아이비리그 여학생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 청춘 버전의 세비야의 이발사는 밀라노 출신의 젊은 지휘자 잠파올로 마리아 비산티(Giampaolo Maria Bisanti)가 지휘를 맡았다. 공연은 2009년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주요 배역은 더블 캐스팅되었다. 김주택은 11월 13일 피가로 역으로 출연하며 오페라에 데뷔하게 되었다.

그는 같은 해 5월 리카르도 잔도나이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잔니 탕구치(Gianni Tangucci)의 발탁으로 데뷔 무대에 서게 되었다. 이후 김주택은 이탈리아의 페르모 극장(Teatro dell’Aquila di Fermo)과 라벤나의 단테 알리기에리 극장(Teatro Dante Alighieri)에서도 피가로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